지리산 주능선 서부에 위치한 노고단(老姑壇, 1,507m)은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과 더불어 지리산의 3대 주봉으로 꼽힌다. 노고단의 대표적인 경관은 노고운해와 수많은 야생화다. 산세는 부드러운 편이나 주변의 식생이 좋다. 완경사지는 억새와 원추리꽃으로 뒤덮인 초원인데, 특히 7~8월 노고단 일대에 피어난 원추리는 장관이다. 산허리와 산꼭대기에는 철쭉·진달래 등의 관목이 자란다.
노고단에서 바라보는 구름바다, 즉 노고운해는 지리산 10경에 꼽히는 아름다운 경관이다. 남서쪽 섬진강 자락에서 피어오른 운무가 파도처럼 몰려와 들판과 계곡을 덮고 산허리를 감돌아 흐르는 자연의 조화가 신비롭다.
노고단이라는 지명은 할미당에서 유래했는데, ‘할미’는 도교(道敎)의 국모신(國母神)인 서술성모(西述聖母)나 선도성모(仙桃聖母)를 일컫는다. 즉 노고단은 선도성모의 높임말인 노고(老姑)와 제사를 올리던 신단(神壇)이 있던 곳이라는 뜻이다. 현재 노고단 꼭대기에는 커다란 돌탑이 세워져 있다.
20세기 초반엔 외국의 선교사들이 여름에도 서늘한 이곳에 휴양시설을 지어놓고 여름을 지냈다. 이 별장엔 교회당을 비롯하여 발전소, 영화관과 풀장까지 구비되어 있었으나 1948년 여순사건이 터진 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현재는 폐허만 남았다. 노고단고개 아래에 있는 노고단대피소는 지리산 주능선 종주 산행을 하는 등산객들의 숙박 장소 및 산행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